2012. 4. 22. 00:15
모처럼 세 식구가 저녁을 함께 먹을 참인데, 아내가 반찬을 뭘 할까 묻는다. 깊은 생각 없이 한 마디 했다. "모처럼 셋이 함께 먹는데, 외식 어떨까?" "뭘 먹으러 가요?" "공룡 고기 어때?" 그 말이 떨어지자 듣고 있는 줄도 몰랐던 예화가 방에서 튀쳐나오며 외친다. "그래요, 공룡 갑시다!"
집 바로 앞의 공룡식당은 '무한리필' 고기집이다. 원래 그 집 사장이 주엽동에서 보쌈집 할 때 아내가 그 집에서 일했었는데 공교롭게 우리 바로 앞집에 새 식당을 차렸다. 1인당 16,000원이면 우리 살림으론 좀 벅차고 우리는 먹는 양도 그리 많지 않으니 별로 이용하지 않는데, 안면 때문에 가끔 간다. 어쩌다 한 번 가면 예화는 대단히 좋아한다.
예화가 신이 나서 튀쳐나온 것을 보고 아내가 빙글거리며 내게 말한다. "귀신 듣게 떡 소리 하지 말라니까요!" 처음 듣는 말이라 얼른 알아듣지 못하고 설명해 달라고 해서 듣고 보니 재미있는 말이다. 귀신이 떡 소리 한 번 들었다 하면 눈이 뒤집혀서 떡 먹기 전에는 가만 있지 못하게 되는 모습이 눈에 그려지는 듯하다.
동북 방언과 동남 방언 사이에 많이 통한다는 얘기를 어디서 본 듯한데, 연변에서도 방석을 경상도와 같이 '자부동'이라고 한다. 그밖에도 눈에 띄는 말이 몇 개 있었는데, 지금 생각나지 않아 생각나는 것만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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