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8. 11:13
이시카와 쇼지, 히라이 가즈오미 엮음, 최덕수 옮김, 역사비평사 펴냄.
부제가 "동아시아 역사 1894~ "이니 내가 생각하는 시간과 공간에 대충 맞는 책이다. 하나의 샘플로 면밀히 검토해 봐야겠다. 그런데 서론까지 앞에 붙은 글들을 보며 무척 재미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유럽중심주의에서 벗어나야겠다는 당위는 이야기하지만, 동아시아 역사 흐름을 줄기로 세울 토대를 찾은 것 같지 않다. 그냥, 유럽중심주의로 더 안 될 것 같으니까 다르게 보고 싶다는 의지밖에 읽히지 않는다. 제목을 훑어봐도 기존의 근대적 역사관을 벗어나는 관점이 잘 보이지 않는다. 엮은 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여주지 않으니, 엮인 글들에서 무엇을 기대하겠는가.
원 책이 나온 것이 2003년이니, 21세기로 접어든 시점에서 뭔가 해야 하지 않을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앞선 것 같다. "끝나지 않은" 20세기라니? 제목부터 관점의 부재를 고백하는 것 같다. 어느 시대에나 끝나는 측면이 있고 끝나지 않는 측면이 있다. 끝난 측면을 보지 못한다면 하나의 시대로 인식이 되지 않은 것이다.
엮은 이 둘 다 법학 전공자들이고 엮인 이들도 대개 사회과학 전공자들이다. 일본에서도 역사학 연구자들보다 사회과학 연구자들이 동작이 빠른 것은 마찬가지인가보다.
조금 더 살펴보겠지만, 이 책을 다 읽어보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일단 한쪽에 치워놓고, 작년에 이와나미 강좌로 나온 <동아시아 근현대통사> 열 책부터 잘 살펴봐야겠다. 일곱 책이 막 들어왔다. 여기저기 조금씩 들여다보니 볼수록 기대감이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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