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8. 13. 16:10
<프레시안>에서 라구람 라잔의 <폴트라인> 리뷰를 보며 생각했다. 경제 쪽에 서술의 기조를 두는 것이 좋겠다고.
근현대의 변화를 생각할 때 나는 자원과 환경 문제에 중심을 두어 왔다. 경제의 본류에 대한 이해가 얕으므로 겉으로 불거져 나온 현상을 놓고 윤곽만을 생각해 온 것이다. 단편적인 논평은 그 정도 피상적인 검토만으로도 가능했지만, <동아시아의 20세기>처럼 포괄적 서술을 시도하려면 경제의 본류에 대한 체계적 이해가 필요하겠다.
경제사의 본격적 학습은 엄청난 큰일로 생각되어 엄두를 내지 못했는데, <폴트라인> 리뷰를 보면서 이런 책들이 나와 있다면 지금까지 생각보다는 덜 큰일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의 실패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는 서술이 나와 있고, 또 나올 테니까.
내가 이번 작업에서 중시하는 것은 전통의식과 정신적 가치 등 소프트웨어 쪽이다. 그런데 소프트웨어의 의미를 부각시키려면 거기에 매달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하드웨어 쪽의 바탕을 깔아놓아야 그 위에 나타나는 패턴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다. 20세기 사람들이 처했던 물질적 조건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서술하는 데는 역시 경제사의 관점이 제일 효과적일 것이다.
어제 권태억 교수를 오랜만에 만났는데, <해방일기>에도 호감을 표하고 <동아시아>에도 기대감을 보여줘서 무척 고마웠다. 20세기 전반기 경제사에는 권 교수의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다. 역시 오랜만에 만난 김인걸, 정용욱 교수 모두 반갑고, 오죽잖은 선배 아껴주는 마음이 변하지 않은 것이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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