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중엽 이후 중국의 마지막 왕조인 만주족의 청나라에게 중국의 해안과 내륙으로 밀고 들어오는 몇 개 유럽 민족제국의 압력이 갈수록 늘어났습니다. 청나라 관료들은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급격한 변화를 꾀해야 했습니다. 관료들의 반응은 완고한 보수주의 집착에서 반란 진압과 파괴적 혁명운동의 탄압까지 여러 가지로 나타났습니다. 유가 지배층은 세계사 속에서 중국의 위치에 대한 뿌리 깊은 믿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백년이 넘는 기간 동안 중국인은 문명국가로서 중국의 미래를 향한 방향감각을 잃고 지냈습니다.

 

중국이 오래된 역사에 자부심을 가진 미래지향적 국가로 자세를 가다듬는 모습을 여기서 한번 폭넓게 살펴보겠습니다. 불균형의 영역들이 근대중국사에 어떤 영향을 끼쳤고, 그 불균형을 해소해서 중국이 세계 속에서 그 올바른 자리를 되찾도록 지도자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이 세계가 어떤 곳인지 오늘의 중국인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 잘 알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일입니다. 세계화를 겪은 세계가 중국의 역사기록 속에 보이는 세계와 전혀 다른 것이기는 하지만, 중국의 과거가 지금의 지도자들이 이루고자 하는 과업과 아무 관계 없다고 볼 수는 없을 것입니다. 뿌리 깊은 과거의 관념과 제도, 인식에 지도자들이 많이 끌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의 행동에 나타납니다. 중국의 사상가들이 현재를 바라보는 시각을 세워주고 미래를 내다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이 유산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여기서 나는 중국이 세계 속에서 자기 위치를 인식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데 재균형이란 말을 쓰겠습니다. 지난 백년을 지내오는 동안 드러난 심각한 여러 불균형을 살펴보기 위해 중국인들이 받아들여야 할 오늘날의 개념들을 사용하겠습니다. 새로운 균형을 찾는 여러 가지 노력을 살펴보면 중국인들이 닥쳐오는 도전들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알아볼 수 있습니다.

 

 

Imbalances And Their Remedies / 불균형을 위한 처방

 

불균형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지역이나 특정한 전략에 지나치게 집중하는 데서 오는 물질적 불균형이 있습니다. 중국의 국가와 인민의 성격을 묘사하는 용어 등에서 외부의 관념을 억지로 중국에 적용하려는 데서 일어나는 불균형도 있습니다. 그리고 급격한 변화에 대한 열망 때문에 연속성과 질서를 무시하며 오늘의 필요에 역사를 꿰어맞추기까지 하려 드는 데서 오는 불균형도 있습니다. 여기서 나는 균형을 상실하는 세 가지 사례에 집중하며 그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사례인 지정학적 불균형은 150년 이상 드러나 있었는데, 최근 20년에 이르기 전까지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었습니다. 유라시아대륙과 해양 사이의 밀고 당기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중국의 출현은 대륙의 적들로부터 방어의 필요에서 나왔습니다. 그러나 해안 지대와 해양의 풍성한 자원에 대한 의식이 있었고, 동해와 남해 방향의 인구이동이 계속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대륙 방면의 위협이 거듭되었기 때문에 그쪽에 관심을 집중했고, 명나라 초기부터 수백 년 동안은 해상 방어를 소홀히 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전 대퉁령이 말한 재균형(rebalancing)”을 여기서 생각하게 됩니다. 그 말은 수백 년간 대서양에 집중하다가 최근 십여 년간 중동 지역의 군사 개입에 쏠려 있던 상태를 벗어나 동아시아와 태평양 방면에 더 주의를 기울인다는 뜻이었습니다. 중국이 해양 방면에 주력하려는 결정에는 그와 비슷한 지정학적 의미가 있습니다.

 

두 번째 불균형은 중국인이 파악하기 힘든 낯선 의미가 겹겹이 쌓여 있는 두 개 용어가 일으키는 것입니다. 제국과 민족. 유럽중심주의 근대사관에서 핵심적 역할을 가진 말들입니다. 이 말들을 중국에 적용하면 중국이 역사적으로 주장해 온 천하(天下)”와 충돌을 일으킵니다. 그 때문에 상고시대부터 20세기까지 중국의 국가와 사회를 빚어온 기록을 해석하는 데 제국과 민족이라는 두 말이 어려움을 주었습니다. -한 제국은 로마의 제국(imperium)과 비교할 만한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인의 식민지배와 상업 확장으로 만들어진 근대의 제국은 그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변화의 결과는 시민을 주인으로 내세운 민족국가가 통제하는 제국이었습니다. 근대과학과 산업자본주의의 도움으로 세계 지배에 성공한 제국들입니다. 중국은 그런 종류의 제국이 아니었고 국민국가인 적도 없는 나라였기 때문에 제국의 유산과 다민족 일당(一黨)국가 개념 사이의 균형을 통해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노력을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균형의 상실은 중국이 겪어온 급격한 사회적 변화에 기인하는 것입니다. 유가 시대의 중국은 2천 년 이상에 걸쳐 통치자와 피치자 사이의 불평등 균형관계의 유지에 위계의 개념을 잘 활용했습니다. 이것이 계급 없는 사회를 지향하는 혁명으로 무너졌다가 지난 40년 동안 그 유토피아적 이념에 대한 반동을 겪어 왔습니다. 지금은 힘을 가진 부자들이 새 계급을 만들어 국가를 오염시키고 대다수 중국인이 아직도 지키고 있는 질서와 사회적 조화를 향한 희망을 무너트리지 않을까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고전에 담긴 통치의 원리와 사()-기록에 실린 역사적 경험 사이의 전통적 균형은 20세기 초에 무너졌습니다. 오늘의 중국 지도자들은 역사적 연속성의 감각으로 재균형을 이루는 일련의 원리를 찾아내 새로운 중국몽을 현실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