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3. 29. 23:45
목요일(24일)에 수술 받으시고 어제(28일) 중환자실을 나와 일반 병실에 드셨습니다. 신체적 회복은 놀랄 정도로 빠르셨습니다. 중환자실 계시는 동안 주치의를 맡아준 닥터 강, 아까 만났을 때 "내과적 문제는 아무것도 없다."고 장담해 주었습니다.

심리적 충격을 어떻게 이겨내실지가 걱정스러웠습니다. 사실 좀 힘들어 하신 것 같습니다. 기력도 좋고 의식도 명료하신데, 며칠 동안 말씀을 많이 하지 않으셨습니다. 자는 것처럼 눈을 감고 계시지만 사실은 그냥 침잠해 계신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았습니다. 복잡한 생각에 잠기신 것이 아니라 주변에 반응하고 말하고 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모든 것이 귀찮다는 듯한. 우리 내외나 병원 일꾼들에게 고마워하는 마음은 그대로지만, 흥겹게 수작하고 싶은 마음이 잘 일어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토요일 아침에 외손녀 연수 왔을 때, 저녁에 작은형이 왔을 때 조금씩 기분이 고양되시는 것 같다가 일요일에는 도로 가라앉은 분위기. 그러다가 어제 오후 일반 병실로 옮기면서 뚜렷한 표현은 없어도 기분이 좋아지신 기색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아침 아내가 다녀와서 기분이 아주 밝아지셨더라고 좋아하더군요. 오후에 미국에서 온 큰형을 데려가니까 역시 아주 밝은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큰형이 이틀 있는 동안 좋은 도움을 드릴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까지 이곳에서 지내신 뒤 요양원에 가면 지난 달까지와 별 차이 없는 생활 자세를 회복하실 것이라고 마음이 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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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