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5일 개이고 더웁다. [오늘부터 바람이 선선하고 宛然히 生涼한 듯]
이중연 씨가 매일신보를 가져와서 카이로선언과 포츠담선언의 내용을 처음으로 명확히 알 수 있었다.
밤에는 열여드레 달 밝기를 기다려서 윤태원 씨의 바깥뜰에 장평리 1-2구 사람들을 모아놓고 치안유지회의 일원으로써 한 시간 동안 강연하였다. 요지는
너무 기뻐서 흥분하지 말고 오늘서부터 곧 실력을 길러서 세계에서 으뜸가는 나라를 만들 일
사사로운 감정을 격발시켜서 동포들끼리 서로 티각태각하는 일 없이 삼천만의 최후의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낙오자가 없도록 할 일 ㈜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 생각해 보라. 우리들 모두 얼굴이 뜨뜻할 과거를 지니지 않았는가. 오십보이소백보로 대일 협력자를 탄하지 말고 잘 타이르고 북돋워서 최후의 한 사람까지 모두 훌륭한 국민이 되도록 하자.]
大國民의 襟度로 일본국민에 대할 것 ㈜ [대국민의 금도. 일본이 여기서 집권했을 때는 모두 그 앞에 가서 허리를 굽신거리다가 이제 패전국민이 되어서 퇴각하는 그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도리에 어긋난 일이다. 모든 과거의 잘못은 물에 흘려버리고 따뜻한 마음씨로 그네를 보내자. 보따리 둘러메고 물러가는 그들이 아니냐.]
유언비어에 귀를 기울이지 말 일
식량 사정을 달관(?)해서 이 어려운 端境期를(?) 웃으며 지날 일
부락치안대를 조직해서 우리들의 마을은 우리들의 손으로 고이 지켜 신정부에 넘길 일
내일부터라도 곧 야학을 열어서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 딸들이 머리를 맞대이고 함께 가갸거겨를 익혀서 세계의 문명국민이 되기에 부끄럽지 않도록 할 일
일본에 가 있는 조선사람은 5백만(봉양 전 면민의 5백 배)이나 되어서 수송관계상 모두 한꺼번에 속히 올 수는 없는 일이니 아들, 조카를 일본에 병정으로 혹은 징용으로 보낸 이들은 너무 조급하게 기다리지 말고 더욱이 날마다 정거장에 나가서 하마나하마나 하고 애태우지 말 일
40년의 근심걱정을 다 털어버리고 가슴에 벅찬 희망을 안고 살아나가자. 앞으로는 삼천만 동포가 600만 석의 쌀을 먹게 되니 떡을 해먹어도 좋고 술을 빚어먹어도 좋을 것이다.
'해방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45. 8. 28 - 31 (0) | 2024.11.26 |
---|---|
1945. 8. 26-27 (0) | 2024.11.22 |
45. 8. 24 (0) | 2024.11.18 |
45. 8. 23 (1) | 2024.11.13 |
45. 8. 22 (0) | 2024.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