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본 한국사>를 낼 때부터 <... 동양사>와 <... 세계사>로 3부작을 만들고 싶은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뉴라이트 비판>에 손대면서부터 한국근현대사의 늪에 빠져 아직까지 허우적거리고 있다. 3부작 생각은 늘 머릿속에 남아 있어도 <해방일기> 뒤에나 바라볼 수 있는 일이고, 게다가 <동아시아의 20세기> 구상이 떠오르고서는 그보다도 뒤의 일로 밀려날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동아시아의 20세기>보다 3부작을 먼저 할 궁리를 시작했다. <동아시아의 20세기>에 대해서는 욕심이 너무 커서 공부가 더 무르익은 뒤로 돌리고 싶은 마음이 든 것이다. 그래서 <해방일기>의 다음 작업으로 3부작을 진행하게 될 전망이 이제 굳어져가고 있다. 하반기 중에 구상과 준비를 하고 내년 초부터 집필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전망까지...
3부작 중 한국사는 일단 하나 만들어 놨고, 동양사를 먼저 할까, 세계사를 먼저 할까 잠깐 생각하다가 세계사를 먼저 하기로 했다. 아무래도 세계사에서는 공부의 폭을 앞세우게 될 테고 동양사에서는 깊이에 더 치중할 텐데, 세계사 먼저 찍고 동양사 찍은 다음 20세기로 돌아오는 길이 순탄할 것 같다.
그래서 세계사를 목침 아닌 책 한 권에 우겨넣을 방도를 궁리하다 보니 백화점식 통사는 말도 안 되고... <밖에서 본 한국사> 식의 에세이집? 한국사는 몰라도 세계사 이야기를 그렇게 마구잡이로 늘어놓기는 그런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서양 대신 '유럽'에 매달리자는 생각이 들었다. 유럽 중에서도 근대유럽. 산업혁명과 그에 따른 근대성의 주역인 근대유럽은 어떻게 봐도 인류 역사의 큰 주제다. 근대 이전의 역사를 바라보는 데도 근대유럽이란 괴물을 어쩌다 낳게 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추면 이야기 방향이 뚜렷하게 될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다음 작업인 동양사도 <중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로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중국'도 '근대유럽' 못지않게 인류 역사의 큰 주제다. 동양사 정리도 그 틀에 따르면 되겠다. 그러면 한국사도 <한국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로 새로 써? 그건 천천히 생각해 봐야겠다. 유럽사와 중국사를 일단 그 틀로 진행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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