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2. 27. 15:41
어느 길가에 베트남 학생들이 늘어서서 북한 깃발과 베트남 깃발을 흔드는 모습을 텔레비전 화면에서 보며... 50여 년 전 여의도에 파월부대 환송하러 나간 생각이 난다. 꽤 오래 서 있는 것 같은데 자리를 지키면서도 편안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가 카메라가 다가오면 손을 흔드는데, 지나치게 나대는 느낌도 없고 지나치게 낯가리는 느낌도 없다. 그냥 소년답고 학생다운 모습이다.
몇 해 전 베트남을 며칠 구경하면서 사람들의 편안한 모습이 제일 인상적이고 부러웠다. 열심히 살되, 불필요한 긴장은 일으키지 않는다는 원리를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유하는 것 같았다. 이제 보는 학생들 모습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는다.
파월부대 환송... 참 싫은 나들이였다. 화면에 보이는 학생들의 모습에는 그런 괴로운 마음이 비쳐 보이지 않는다. 남방 사람들의 낙천적인 경향도 있겠지만, 50년 전의 우리 사회보다는 무리한 압박이 적은 사회여서 그렇기도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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