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부터 지난 2월까지 길담서원에서 진행해 오던 공부방이 예상 외로 긴 중단을 거쳐 '사랑방'이란 이름으로 다시 출발했습니다. 한 달 전부터 프레시안 회의실에서 재개하려 했지만 시간-공간 사정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발동이 걸리지 않았죠. 그러다 어제 당산동 해오름에서 모임이 제대로 열렸습니다.
그 동안의 곡절로 인해 참여 경로가 다각화되었습니다. 길담에서 함께 하던 분도 두 분 계셨고, 프레시안 강연회에서 접했던 분도 계셨고, 해오름에서 활동하다가 호기심을 갖고 들어와 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무엇보다 어제 모임을 풍성하게 해준 것은 멀리 대구에서 모처럼 와주신 사향님. 관심을 가질 만한 친지 여러 분을 청해 주신 위에 푸짐한 떡보따리로 민생에 도움을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 방향에서 참여하셨음에도 이야기가 즐겁고 편안하게 풀린 데서 사랑방의 전망을 밝게 보게 되었습니다. 두 시간 모임이 끝나고 맥주 한 잔의 뒤풀이에 낙오병 별로 없이 몰려간 것도 흐뭇했고, 뒤풀이 자리가 너무 재밌어서 예상보다 오래 끌었습니다. 그 자리를 웃음으로 가득 채워준 이서현 선생님은 앞으로 본 모임에 늦더라도 뒤풀이에는 꼭 참석해 주시기를 바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랑방의 전망을 밝게 해준 것은 해오름 쪽 손님들 반응이었습니다. 김기협이가 뭐하는 인간인지 알지도 못하던 분들이 며칠 전 해오름 공지를 보고 관심을 일으켜 살펴보게 되었다는데, 약간의 우발적인 계기로 살펴보고도 흥미를 느껴 모임에 참여하신 분들이 있다는 게 매우 반갑습니다. 어제 모임도 함께 기분좋게 즐기시는 것을 보며 해오름 회원들과의 접점이 잘 자라나리라는 희망을 가집니다. 공간을 해오름에 의탁하는 만큼 사랑방이 해오름의 한 구성 요소로서도 자리 잡기 바라는 마음이 크기 때문에 각별히 반가운 일입니다.
앞으로 모임을 격주로 갖되 금요일 대신 수요일로 바꿨습니다. 그래서 다음 모임은 8월 8일이 되겠네요. 다음 모임에서는 해오름 쪽 손님들 취향을 얼른 살피고 싶은 마음에서 김선암, 조진화 두 분 선생님께 발제를 부탁드렸습니다. 선선히 맡아 주신 데 감사드립니다.
블로그를 통해 저랑 접해 오신 분들도 앞으로 참석하는 분들이 계시기 바랍니다. 어제 모임에서 여러 경로로 모인 분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어울리는 것을 보니 앞으로 어떤 분이 오셔도 별로 불편을 느끼지 않으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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