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도착한 책 중 틸리(1929-2008)의 책은 두 가지 이유로 특히 반가웠다.

 

하나는 넓은 지역과 긴 기간의 역사를 정리한다는 점에서 <오랑캐의 역사>를 정리할 때의 내 어려움을 떠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틸리는 역사학 교수의 타이틀을 가진 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사회학자로 주로 활동했고, '역사사회학'의 중요한 공헌자로 꼽힌다. 제1장 뒤쪽에서 넓은 범위를 다루는 데 따른 문제들을 솔직히 고백하는 모습이 재미있다. "이런 문제가 있었고, 그로 인해 내 서술에 상당한 결함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넓게 보고 싶은 걸 어쩝니까!" "tongue-in-cheek"란 말이 저절로 떠오른다.

 

또 하나는 중국사에서 '무력'과 함께 '재력'을 질서에 대한 위협 요인으로 보는 내 관점과 맞아떨어진다는 점이다. 중국사에서는 이런 관점을 깊이 파고들어간 선례가 별로 없어서, 나도 새로운 관점의 가능성으로 제시하는 정도에 그쳐 왔는데, 틸리가 유럽사에 적용시킨 사례를 잘 검토해 보면 중국사에도 적용시킬 길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제5장 앞부분에서 중국 이야기를 꺼낸 곳이 있어서 먼저 살펴보니, 명-청 시대 은의 역할에 비추어 민간의 재력이 국가의 통제력을 벗어나는 현상을 추측한 내 관점과 많이 겹치는 것이었다.

 

지난 주일에 10여 권 책이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에 다른 책들을 살펴보기 위해 제1장만 읽고 치워놓았지만 연변 가는 길에 꼭 가져가 읽을 책의 하나로 찍어놓았다. (9월 27일부터 약 4개월간 중국 가서 지낼 예정입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Charles_Tilly

 

Charles Tilly - Wikipedia

American sociologist (1929–2008) Charles Tilly (May 27, 1929 – April 29, 2008[1]) was an American sociologist, political scientist, and historian who wrote on the relationship between politics and society. He was a professor of history, sociology,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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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