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랑캐의 역사> 작업 중 '대항해시대'의 출범을 둘러싼 향료의 역할이 마음에 걸렸다. 사치품 내지 기호품의 범주에 드는 물건이 세계사 전개의 한 중요한 고비에서 핵심적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소금, 굴, 대구, 연어, 종이, 우유 등을 주제로 '일품요리'를 줄줄이 내놓은 마크 쿨란스키가 향료도 다루지 않았을까 검색해 봤지만 없었다. 향료를 넓게 고찰한 것으로 보이는 것 중 최근에 나온 이 책을 주문하면서 큰 기대를 걸지 않았다. 이 책을 일단 훑어보면서 인용된 책 중 적당한 것을 추가로 구해 봐야 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기대보다 고찰 범위가 넓으면서도 (시간적, 공간적으로, 그리고 학술분야에서) 감각도 뛰어나고 정리도 차분해서 향료에 관한 한 이 책으로 만족한다. 갖고 있던 궁금증이 대충 풀렸을 뿐 아니라 향료의 역사적 의미에 관한 많은 설명을 얻을 수 있었다. 완벽한 해답을 얻었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나온 책 중에는 더 바랄 것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저자의 다른 책도 읽을 만한 것이 있을 것 같아서 검색해 봤는데, 없다. (읽을 만한 책이 없는 게 아니라, 책이 없다.) 책에 들어 있는 저자 소개에 따르면 1968년 시드니 출생으로 옥스퍼드에서 국제관계학으로 Ph.D.를 받았다는데 다른 경력 표시도 없고 이 책이 저자의 첫 책이라고 한다. 이렇게 좋은 책 쓰는 재간 가진 사람이 (내 보기엔 쿨란스키보다 윗길이다.) 왜 더 책 낸 게 없는지 의아하다.

 

https://www.amazon.com/Spice-History-Temptation-Jack-Turner-ebook/dp/B001NJUP8Y/ref=sr_1_1?crid=2XNXH53WIN789&keywords=spice+the+history+of+a+temptation&qid=1660995554&s=digital-text&sprefix=spice%3B+the+his%2Cdigital-text%2C294&sr=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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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