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매달려 있던 작업의 결실을 앞에 놓고 생각하니... 그 동안 블로그를 등지고 살아온 모습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무엇을 해내야겠다고,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스스로를 옥죄면서, '불요불급한' 일을 일체 제쳐놓고 지내다가 나 자신의 모습까지 찌그러진 게 아닌가 자격지심까지 듭니다. 나온 책을 제일 먼저 읽기 시작한 우일문 선생의 논평이 그 자격지심을 바로 찌르네요. "형님 평소의 편안한 만연체가 아닌데요?"

종래의 글에 비해 '독자와의 거리감'이 커진 것을 인정합니다. 50년 공부를 '집대성'한다는 야심에 몰려 틀을 크게 잡으면서 한편으로 설명의 범위를 넓히면서 또 한편으로 너무 허술한 데가 없도록 다지기에 바쁘다 보니 독자에 대한 배려의 여지가 적었습니다. 제 글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도 이번 책은 읽기가 좀 뻑뻑할 거라는 주의를 드리지 않을 수 없네요.

기왕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의 일에 생각을 다듬어야겠습니다. 제 나름의 '중국통사'인 이번 작업을 마무리하면서 "근대"에 관한 생각의 정리를 다음 일거리로 떠올리고, 그 시작으로 중앙일보에 <근대화 뒤집기>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역사학에서 출발은 하지만 역사학의 범위를 많이 벗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요. 애초의 구상은 실마리를 뽑아내는 <근대화 뒤집기>를 2년간 연재하면서 본 작업의 방향을 잡고 틀을 빚어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다른 진행방법을 떠올리고 있습니다. '서평'을 작업의 주축으로 삼는 것이지요. 번듯한 책으로 정리해 낸다는 최종 목표에 올인하는 대신 내가 접수하는 정보와 관점에 대한 단편적 논평을 꾸준히 쌓아나가는 길을 생각합니다. '진지전'에서 '유격전'으로 양상을 바꾸는 셈이지요. 이 블로그가 작업의 현장 노릇을 하게 될 것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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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