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未可也 鄕人皆惡之 何如 子曰 未可也 不如鄕人之善者好之 其不善者惡之
자공이 물었다. "동네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시원치 않다."
"동네 사람들이 다 미워하는 사람이라면 어떻겠습니까?"
"그도 시원치 않다. 동네 사람 중 착한 이들이 좋아하고 착하지 못한 이들이 미워하는 사람이 낫다."
지난 월요일(12) 성균중국연구소의 <中國方案> 심포지움을 참관하던 중 판웨이(潘維)의 <민주, 민본, 커뮤니티>발표에 홀딱 반했다. 벨의 책에 인용된 내용을 보고 흥미가 끌렸던 인물인데, 민주주의 비판이 진짜 화끈하다. "1분간의 투표를 통해 누군가에게 우리를 4년간 다스릴 '합법성'을 부여할 수 있는 것인가? 내가 투표한 후보가 떨어졌을 때, 내가 누구에게 '授權'을 했다고 할 수 있나? 다수가 '授權'을 했다고 소수도 거기 따라야 할 이유가 뭔가?"
"1인1표"라고 말하는데, 투표한 후보가 떨어진다면 "1인0표"가 된 것 아닌가? "다수결"이라 하지만, 최종 선택지에 끼지 못한 후보(샌더스 등) 지지자들까지 생각하면 실제로는 "소수결" 아닌가? 상식 차원에서 정곡을 찔러주는 것이 통쾌하다.
장외의 잡담에서도 거침이 없다. 벨의 책을 번역하고 있는데 통하는 관점이 많다, 거기서 인스피레이션을 얻은 게 있었냐고 물었더니(두 사람 관계를 모르고 있던 내 망발이었다.) 활짝 웃으며 "내가 그 친구에게 인스피레이션 준 게 더 많지!" 악셀 호네트의 "사회적 자유" 논의가 흥미롭더라고 했더니 자기가 그 개념에 접근한 이야기를 몇 마디 하고는 "그 얘기도 내가 먼저 꺼낸 거예요!"
벨의 책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깊은 사람들이 생각을 돌려볼 수 있도록 자상하게 설명해 주는데, 판웨이는 "그거 사실 생각해 보면 웃기는 거잖아요!" 직격탄이다. 벨의 책이 서양 독자를 상대로 먼저 나온 것이라는 점, 벨 자신이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 속에서 자라난 사람이라는 점이 그 차이를 가져온 것 아닐까. 판웨이는 어른이 된 뒤에 서양식 민주주의에 접했고, 그가 상대하는 중국사회도 그러니까.
우리 독자들은 어떤가? 심포지움의 한국인 참석자들을 보면 서양인의 의식에 가까운 것 같다. 그런데 사회 전체를 놓고 보면 꼭 그렇지도 않을 것 같다. 위에 옮겨놓은 <논어> 자로편의 한 대목도 우리 사회 지식인들이 대개 아는 얘기 아닌가? 뒤집어볼 필요가 있는 상식이 이 사회에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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