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간 동남아시아 역사를 정리해 보려 합니다. 참고할 연구성과가 근년 역사인류학 분야에서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처럼 국가의 역할이 약했던 지역의 역사에 ‘국가주의’의 틀을 벗어나는 새로운 시각을 세우는 데 전통적 역사학보다 유리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를 바탕으로 폭넓은 역사서술을 시도할 때가 된 것 같습니다.

 

동남아시아 역사에 “남양사”란 이름을 거는 것은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뜻입니다. 중국 외에도 동남아시아에 영향을 끼친 여러 문명권이 있었지만, 최근 수백 년간 중국과의 관계가 가장 큰 비중을 가진 것으로 봅니다. 이 중점 때문에 동남아시아 역사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소 제한될 수도 있지만, 초점을 분명히 해주는 이득이 더 크리라 생각합니다.

 

이 연재에는 월간중앙에 연재한 〈오랑캐의 역사〉(2019.11-2022.3) 및 중앙일보에 연재한 〈근대화 뒤집기〉(2022.1-2024.2)와 겹치는 내용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특히 도입부 몇 회는 〈근대화 뒤집기〉 마무리 부분을 손봐서 올리는 내용이 많겠습니다. 〈남양사〉 서술을 온전하게 하려는 뜻으로 이해하고 ‘자기 표절’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2355

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