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툼한 한 권으로 묶을 수 있으면 좋겠다. 원고지 3천5백 매 정도면 적당할 것 같다.

장을 가르는 것은 특정 사건에 맞추기보다 10년이나 20년씩 시간으로 자르게 될 것 같다. 한 나라의 역사 같으면 사건에 맞추는 편이 좋겠지만, 넓은 범위의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이므로 시기 구분을 단정적으로 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 같다. 10년보다는 20년으로 하는 편이 각 장 내의 서술 구조를 입체화하기에 좋을 것 같고. 20년씩 5개의 장에 서장과 결장을 붙이는 식으로.

서술방식을 아카데믹한 쪽으로 하느냐, 저널리스틱한 쪽으로 하느냐는 스폰서를 잡는 데 많이 달려 있다. 학술 쪽 스폰서 잡는 것을 일차적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출판 쪽 스폰서도 가능성을 열어둬야겠다. 2-3년 후면 한국 출판계에서도 판권 수출이 꽤 중요한 사업 분야로 부각될 가능성을 생각해서.

일단은 저널리스틱한 쪽으로 구상을 진행하려 한다. 스폰서의 큰 지원 없이도 쉽게 작업할 수 있는 길이니까. 아카데믹한 측면을 강화하려면 조수를 써야 한다. 학진과 대학의 상당 규모 지원이 있어야만 가능한 길이다. 지원이 확보되면 그 측면의 강화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어떤 쪽 서술로 하든 번역 출판을 확실한 목표로 생각한다. 한국 사회를 상대로는 <해방일기>까지의 작업으로 한 몫 할 만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업 분량을 평면적으로 늘리는 것보다, 이제 다른 차원의 작업 의미를 추구할 때다. 우리 세대 한국 필자 중에는 세계의 독자들을 상대할 준비가 많이 되어 있는 편이니, 그 준비를 써먹을 기회를 열심히 만들어봐야겠다.

한 장을 500 매 가량으로 한다면 작은 책 한 권씩인 셈이다. 가급적 각 장의 독립성을 분명히 하고 싶다. 20년의 시기에 관해 최대한 완결성 있는 작은 책 다섯 권의 연작 형태가 되도록.

00-20 "제국주의 모순의 폭발"
20-40 "세계적 구조조정의 실패"
40-60 "모순 속의 한시적 질서"
60-80 "세계질서의 새로운 축"
80-00 "신자유주의와 동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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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