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사태 속에 정치인 중 박지원의 역할이 돋보인다. 사안의 요점을 잘 짚으면서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는 입장을 세우려는 노력이 탐탁해 보이는 대목이 많다. 어제도 좋은 태도를 보여준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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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의 "주도권"을 강조한 점. 정치인들은 본능적으로 타인의 주도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박 의원은 "주도권"과 함께 "책임"을 비박계에 떠안기는 것이다.
탄핵에 동참하려는 의회세력 중 비박계의 비중이 숫자로는 크지 않다. 그러나 탄핵이라는 해결방법의 성공을 위해서는 그 역할에 결정적 중요성이 있고, 그런 의미에서 "주도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의 사태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세력이라는 점을 생각해서 그 "주도권"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도 들 수 있는데, 박 의원은 그런 기분에 휘둘리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다.
요즘 "부역(附逆)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흑백론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풀을 뽑을 때 뿌리까지 들어내지 않으면 헛수고가 될 것을 물론 걱정해야겠지만, 혼란한 상태에서 지나친 엄격함은 사사로운 동기가 끼어들 빌미를 줄 수 있다. 적어도 "새누리당"이라는 딱지를 "재활용 불가"의 기준으로 등치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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