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1. 22. 13:23

 

우리들은 이에 우리 조선의 독립국임과 조선사람의 자주민임을 선언하노라. 이로써 세계의 모든 나라에 고하여 널리 인류 평등의 큰 뜻을 밝히며 이로써 천추만대의 자손에 알리어 길이 민족 자립의 떳떳한 권리를 누리게 하노라.

 

반만년 역사의 힘을 입어서 이를 선언함이며 이천만 민중의 참된 마음을 모두어서 이를 천명함이며 민족의 영원무궁한 자유 발전을 위하여 이를 주장함이며 인류의 양심에서 우러난 세계 개조의 큰 기운에 발맞추어 이를 제창함이니 하늘의 명하는 바이며 시대의 흐름에 좇았음이며 인류가 다 함께 살아 나가려는 정당한 요구인지라 천하의 어떠한 힘이라도 이를 막고 억누르지 못할 것이다.

 

낡은 시대의 유물인 침략주의와 강권주의의 희생이 되어 역사가 비롯한지 몇 천년 만에 처음으로 이민족 압제의 고통을 맛본지 이미 십년이 지났도다. 그 동안 우리 민족의 생존권이 박탈되었음이 그 얼마이며 민족문화의 발전이 저해되었음이 그 얼마이며 민족적 자존심의 꺾이었음이 그 얼마이며 우리들의 힘과 재주로 세계문화의 진보에 이바지할 기연을 잃어버리었음이 그 얼마이랴.

 

이렇듯한 눌리움을 펴려면, 이렇듯한 고통을 벗어나려면, 그리고 앞날의 협위를 없애려면, 민족적 양심과 국가적 도의를 북돋워 기르려면, 국민 각개의 인격의 정당한 발전을 도모하려면, 가엾은 우리 자손에게 굴욕의 역사를 남기지 아니하려면, 그리고 자손만대토록 길이 완전한 행복을 누리려면, 무엇보다도 시급한 것이 민족의 독립을 성취함이니 이를 위하여 이천만 국민이 사람마다 마음의 칼을 품었고 인류의 본성과 시대의 양심이 정의의 활과 인도의 창으로 지켜주는 오늘날 우리의 이렇듯한 뜻을 굽힐 자 누구며 우리의 저렇듯한 길을 막을 자 누구랴.

 

지난 병자년(1876)에 수호조약을 맺은 후로 가지가지 굳은 맹약을 저버렸다 하여 일본의 무신함을 죄하려 하지 아니하며 학자는 강단에서 정치가는 실제에서 우리 조종의 사업을 식민지로 삼고 우리 문화민족을 야만인과 다름없이 알며 한갖 정복자로서의 쾌함을 탐할 뿐이요 우리의 구원한 사회 기초와 뛰어난 민족 심리를 무시하였다 하여 저들의 의롭지 못함을 책망하려 하지 아니하노라. 자기를 돌보기에 급한 우리는 남을 탄할 틈이 없으며 현재를 바로잡기에 급한 우리는 지난 날의 잘잘못을 타내려 하지 아니하노라. 오늘날 우리들의 소임은 다만 자기를 건설함에 있을 뿐이요 남을 파괴함에 있지 아니하도다. 엄숙한 양심의 명령으로써 자기의 새 운명을 개척함이요 결코 묵은 원혐과 일시적 감정으로써 남을 비방하고 배척하려 하지 아니하며 다만 묵은 사상 묵은 세력에 사로잡힌 일본 정치가의 그릇된 공명심의 희생이 된 부자연하고 불합리한 현상을 바로잡아서 자연스럽고도 합리적인 본바탕으로 돌아가게 하려 함이로다.

 

처음부터 민족적 욕구에서 우러나지 아니한 합방의 결과가 필경은 고식적인 탄압과 차별적인 불공평과 통계상의 허식 밑에서 이해가 상반한 두 민족 사이에 영원히 화친할 수 없는 원혐의 구렁을 날로 깊이 파들어가는 오늘날의 현상을 보라. 모름지기 용맹과감한 정신으로써 묵은 잘못을 고치고 진정한 이해와 동정에 터전한 우호적인 새 국면을 열어나감이 피차간 행복된 길임을 밝히 알지어다. 또한 이천만의 원한에 사무친 백성을 한갖 힘으로써만 구속하려 함은 다만 동양의 영구한 평화를 보장하는 길이 아닐 뿐더러 이로 말미암아 동양의 안정세력인 사억만 중국인의 일본에 대한 불안과 공포를 갈수록 깊게 하여 그 결과로 동양 전체의 다 함께 기울어지는 슬픈 운명을 초래하고야 말 것이니 오늘날 우리들이 부르짖는 조선 독립은 조선사람으로 하여금 정당한 생존과 번영을 누리게 함과 동시에 일본으로 하여금 그릇된 길에서 벗어나서 동양의 한 기둥으로써 무거운 책임을 다하게 하려는 것이며 중국으로 하여금 꿈에도 잊지 못하는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며 이 곧 동양의 평화로써만 가져올 수 있는 세계의 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필요한 발판이 되게 하려 하는 것이다. 이 어찌 구구한 감정 상의 문제리요.

 

이제 바야흐로 새 천지가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지도다. 위력의 시대가 가고 도의의 시대가 오도다. 과거의 오랜 세기에 길러진 인도의 정신이 이제야 신문명의 서광을 인류의 역사에 비추기 시작하도다. 눈보라 얼어붙고 숨막힐 듯 갇혀 지냈음이 저 한 때의 형세였다면 훈훈한 바람 따스한 봄볕 아래 기맥을 활짝 펼쳐 봄이 이 또한 한 때의 형세리니 천지의 새로운 운세에 즈음하고 세계의 전환기에 처한 우리들은 주저할 아무것도 없으며 거리낄 아무것도 없는 것이다. 우리의 고유한 자유권을 지키어 민족 발전의 기쁨을 누릴지며 우리의 자족한 독창력을 발휘하여 새로운 세계에 민족의 꽃을 피울지어다.

 

우리들은 이제 일어섰도다. 양심이 우리와 함께 있고 진리가 우리와 같이 나아가도다. 남녀노소 없이 음울한 묵은 둥지에서 떨쳐 나와서 삼라만상으로 더불어 즐거운 부활을 이룩하도다. 천만세 조상의 령이 우리들을 도우며 온 세계의 기운이 우리들을 보호하나니 착수가 곧 성공인지라 다만 앞날의 광명을 항하여 씩씩하게 나아갈 뿐이로다.

 

공약 3장

 

1. 오늘날 우리들의 이 운동은 정의, 인도, 생존, 존영을 위하는 민족으로서의 요구이니 오직 자유로운 정신을 발휘할 것이요 결코 배타적인 감정으로 흐르지 말지어다.

 

2. 최후의 한 사람까지, 최후의 한 시각까지 민족의 정당한 요구를 쾌히 발표하라.

 

3. 모든 행동은 가장 질서를 존중하여 우리들의 주장과 태도로 하여금 광명정당하게 하라.

 

 

Posted by 문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