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를 하면서 서재 면적이 4분의 1로 줄었다. 과밀학급이 걱정되어 책을 줄이느라고 줄였지만 (연구소에 기증 3,  고서점 2, 폐지 2 - 단위는 책장) 택도 없다. 서재 밖에는 책을 두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으나 여의치 않아 책장 세 개를 현관 입구에 배치. 서재 안에는 책장 9개를 꽉 채우고 넘치는 책이 책장 6개 분량 쌓여 있다.

 

책장 4개 분량의 어머니 책은 보낼 곳을 찾고 있는데, 내 책도 책장 네 개 가량은 빼내야 쾌적한 서재 환경이 되겠다. 두 무더기가 쉽게 눈에 띈다. 고서점에서 반가워할 고서적은 반가워할 곳으로 얼른 보내줘야겠다. 책장 하나 분량이 될 듯. 또 하나는 영문소설이다.

 

대학 시절부터 영문소설 읽는 데 재미를 붙였다. 영어로 책읽기가 가능하게 되면서 열린 새 영역이 너무 즐거웠다. 중학교 때 독서에 빠진 후 다시 한 차례의 몰입이었다. 그래도 읽지 않는 책을 구해 쌓아놓는 일은 없었으므로 소장 권수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다 교수직을 떠난 후 시간이 넉넉해지면서 소설 읽기도 좀 체계적으로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책을 꽤 구해 놓게 되었다.

 

제목의 두 작가 작품은 마음을 먹고 모았었다. 작품이 많은 작가들인데도 빠트린 것이 별로 없을 만큼 모았다. 그리고 SF 장르의 작품을 많이 모아놓았다. 과학사 공부와의 관련성 덕분에 SF 읽기는 내게 명분 있는 도락이었다.

 

약 2백 권의 영문소설 중 읽은 것은 절반이 안 된다. 언제고 틈 나면 읽으려고 모아둔 것을 이제 포기해야겠다. 가까운 장래에 꼭 읽을 것 몇 권 외에는 방을 빼라고 해야겠다.

 

방 빼고 어디로 갈지 살펴줘야겠는데 당장은 뾰족한 수가 없다. 내가 어울리는 범위에는 그냥 드려도 고맙게 받아 즐겁게 읽을 사람이 드물고, 더러 있어도 장서 늘리기를 꺼리는 단계에 대개 와 있다. 영어 읽기에 익숙한 젊은 세대에 취향이 맞는 사람이 있다면 눈이 뒤집혀서 달려들 텐데, 기다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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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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