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8. 11:55

Q&A 1, Q 3: "그렇다면 현행 선거제도는 무엇이 문제일까?"

 

"과반수를 안 넘겨도 1등 하기만 하면 돼" 하는 제목 아래 "시민들이 던져온 표의 절반 이상이 투표함이 아니라 폐휴지함으로" 들어갔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참으로 중요한 문제다. 인민의 뜻을 잘 수렴하는 데 민주주의의 핵심 가치가 있는 것인데, 死票가 많다는 것은 인민의 뜻이 정치에 반영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 문제의 가장 손쉬운 해결책이 결선투표제다. 과반수 득표 후보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거듭한다면 30%대 당선자가 나오고 투표의 3분의 2가 사표가 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

 

그렇다 해서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손쉬운 해결책인 만큼 형식적이고 피상적인 성격을 피할 수 없다. 최근의 프랑스 총선을 보면 1차투표의 투표율에 비해 결선투표의 투표율이 크게 낮았다. 결선투표의 존재가 유권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민주주의 정치철학을 근본적으로 비판하는 판웨이(潘维)가 민주주의 원리가 실질적으로는 "다수결"이 아니라 "소수결(少數決)"이라고 외치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현실 속의 선택은 흑백으로 갈라지는 게 아니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펼쳐지는 게 정상이다. (흑백으로 갈라지는 것처럼 보일 때는 선동정치의 병리적 현상을 의심해야 마땅하다.) 셋 이상의 선택지 가운데 하나만 뽑아야 한다면 아무리 결선투표를 거치게 해도 결과에 만족하는 사람이 다수가 되기 어렵지 않은가.

 

"소수결" 문제를 해결하는 현실적 방안으로 비례대표제가 최선일 것 같다. 비례대표제를 제창하는 이 팸플릿에서 이 점을 들고 나오지 않은 것이 아쉽다. 유권자 입장에서 더 바란다면 표를 여러 장씩 줬으면 좋겠다. 다섯 장 정도 준다면 "더민주 1표, 국민의당 1표, 바른정당 1표, 정의당 2표"든지, "더민주 1표, 정의당 4표"든지, 각자의 선택을 더 효과적으로 표출하는 조합이 가능하지 않겠는가.

 

비례로 나눌 수 없는 대통령, 지방자치단체장, 교육감, 검사장 등 한 명만 뽑는 자리는 어떻게 하나? 그런 자리는 직선제로 뽑지 않는 게 좋다는 생각이다. 중앙정부도 내각책임제로 하고 각종 지방직도 지방의회에서 뽑도록 했으면 좋겠다. 시사칼럼도 쓸 만큼 세상 돌아가는 길을 살피는 나 같은 유권자도 이것 저것 골르라는 게 너무 많아 내 판단을 스스로 믿기 어렵다. 뽑히려는 사람들도 그렇다.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들어야 한다는 목전의 과제 때문에 정작 할일에 노력을 제대로 기울이기도 어렵고, 업무보다 대중 인기몰이에 능한 후보들이 뽑히기 쉽다.

 

1인 선출직이 존재하는 한 결선투표가 꼭 필요하고, 다수 의원을 뽑는 의회에는 비례대표제가 바람직하다. 너무나 명백한 일이다. 탐구가 정말 필요한 주제는 그렇게 명백한 일이 왜 이 나라에선 이뤄지지 않고 있는가 하는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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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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