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612201430001&code=940100

 

지난 16일 방송인 김제동씨는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종교육공동체한마당’ 행사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투표권을 주고 중학교 1학년이 되면 최소 교육감 선거권을 줘야 한다”면서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투표권 1.5표, 신생아부터 3세까지의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겐 2표를 주는 것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누리꾼은 김씨의 발언이 여성을 ‘아이를 낳아야 가치 있는 존재’로 취급하는 일종의 ‘여성혐오적’ 발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성을) 숭배하면서 착취하기의 전형이다. 여성의 육아를 치하하면서 육아 의무를 여성에게 부과한다”, “육아 여성에게 필요한 건 국가 차원의 지원과 사회의 뿌리깊은 여성혐오 개선이지 투표권이 아니다”, “세금 많이 내는 이재용은 2표, 군미필자는 0.7표를 줘야 하겠냐” 등의 의견이 온라인상에서 나왔다. 반면 “시국을 비판하면서 개그처럼 한 말일 뿐이다” 등의 반응도 상당수 있었다. 

 

김제동 씨 이야기가 내가 주장해온 '아동투표권'에 꼭 맞는 것은 아니지만 같은 취지를 품은 것이다. 아이가 몇 십 년 후에 살아갈 세상을 걱정하는 마음을 엄마들은 갖고 있다. 나처럼 십여 년 후의 일은 신경 끄고 사는 노인네와 다르다. 그런 엄마들이 지금의 정책결정에 더 많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야 세상이 너무 급하게 망가지는 일을 피할 수 있지 않은가?

 

인용된 김 씨의 발언을 놓고는 여기서 "여성 혐오"를 읽는 이들의 독해력이 신기하기만 한데, 그것을 기사거리라고 끄집어내면서 독해력 문제를 떠올리지도 않는 기자와 신문 수준이 또한 한심하다. 여성의 존재가치에 대한 김 씨의 뜻은 "아이를 낳아서 더 가치 있는 존재"란 것인데, 그것이 어떻게 "아이를 낳아야 가치 있는 존재"로 읽힐 수 있나?

 

20세기가 시작될 때까지 여성참정권은 민주주의사회에서도 "별난 생각"으로 여겨지고 있었다. 1차대전이 터지고야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크게 확산되었다. 지금 심화되고 있는 사회의 "고령화"는 아동참정권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에 대한 논의조차 일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보면, 사회의 장래를 위한 생각을 하는 것조차 부질없는 일 아닌가, 이러려고 내가 공부를 한 것인가, 자괴감까지 든다.

 

Posted by 문천

댓글을 달아 주세요